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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품은 섬 여수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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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경찰서장 할래 안도 순사부장 할래”

안도는 원래 두 개의 섬으로 태어났다. 현재는 이야포 몽돌해수욕장이 두 개의 섬을 하나로 잇고 있다. 안도는 멀리서 보면 기러기가 날아가듯 하여 기러기 안(雁)을 사용하였다.  지금은 살기 편하다 하여 편안한 안(安)을 사용한다. 신석기 유물이 다수 발견 될 정도로 오래전부터 사람이 살던 고장이다. 

안도의 가장 큰 특징은 마을 안으로 깊숙이 바닷물이 들어오는 ‘둠벙안’이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면 둠벙안은 한반도 지형을 닮아있다. 따라서 안도는 한반도를 품은 섬으로도 유명하다.아무리 거센 태풍이 불어와도 둠벙안은 잔잔한 호수 같아 선박들을 포근히 감싸준다. 여수의 선박들이 이곳으로 배를 정박시켜 어업이 다른 섬들보다 일 찍 발달했다. 일제 강점기에는 여수에서 거문도 다음으로 안도에 많은 일본인이 거주 했다. 일본인 자녀를 위한 심상소학교가 따로 있을 정도이다. 

“여수 경찰서장 할래, 순사부장 할래”. 안도에서 만난 한 주민은 이렇게 설명한다. 남해 인근 연안에서 잡은 수산물을 일본 으로 수출입하기 위해서는 안도 순사부장의 도장이 반드시 필요했다. 따라서 강력한 권력을 지닌 여수 경찰서장보다 작은 어촌 마을의 안도 순사부장의 힘이 셌다는 것 이다. 

작은 어촌마을 안도. 옛 전성기가 믿기지 않을 만큼 한밤중 고요히 잠든 둠벙안의 수면을 보며 바닷가가 아닌 산속 호숫가를 걷는 듯한 느낌이다. 도시의 소음을 벗어나 잔잔한 둠벙안 위에 비친 가로등의 불빛이 유난히 도드라져 보인다. 


어촌 생활이 궁금하도고요? 안도 어촌체험마을

여수에는 다섯 곳의 어촌체험마을이 있다. 안도도 어촌체험마을 한 곳으로 지정되어 4년 전부터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말 그대로 어촌체험마을은 어촌생활을 소개하고 체험할 수 있다. 낚시, 뻘조개 캐기, 고동 잡기 등의 체험이 가능하다. 갯바위 낚시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직접 어선으로 갯바위에 데려다 준다. 조개 캐기, 고동 잡기 체험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직접 잡는 방 법과 안내를 한다. 어촌체험마을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은 ‘섬 둘레’이다. 배를 타고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20분가량 안도를 둘러본다.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안도의 기 암절벽, 몇 안 되는 가옥이 사는 안도의 동고지, 서고지 마을도 볼 수 있다. 특히 동고지 마을은 최근 MBC ‘아빠 어디가’의 촬영 장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섬 둘레는 저렴 한 가격으로 바다 드라이브를 즐기며 안도의 다른 면모를 볼 수 있는 추천 프로그램이 다. 

금오도의 비렁길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안도대교를 타고 안도어촌체험마을에 방 문하는 사람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하루 평균 250~ 300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한 다니 작은 섬에 속하는 안도의 크기에 비하면 적은 수가 아니다. 

금오도의 1~5코스의 비렁길과 더불어 안도의 ‘상산 트레킹 코스’ 또한 새로운 비렁길 코스로 부상하고 있다. 한적하고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곳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상산 트레킹 코스를 추천하는 바다. 


마을의 안녕을 빕니다, 당산공원 

안도마을의 중앙에는 작은 산이 하나 보인다. 어느 마을이든 하나씩 있던 당산이다. 그래서 그 산은 따로 이름 붙이지 않고 당산(堂山)이라 부른다. 사람의 손길이 오랫동안 미치지 않은 당산에는 음침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하지만 이곳은 일제 강점기에도 일본인들의 신사와 나란히 떠받든 신성한 곳이었다. 당산이 마을 주민들의 정신적 지주로서 얼마나 존경을 받아왔는지 짐작이 간다. 

당산은 안도에 처음 입도한 정씨 할아버지와 안씨 할머니의 위패를 모신 장소이다. 위패를 모신 제당 집이 따로 있었으나 지금은 지붕이 사라지고 주변을 감싸는 담벼락 과 견고한 원형 출구만 남아있다. 내부는 안도의 역사와 마을의 안녕을 담은 유래비가 세워져 있다. 

당산에서 올렸던 당제는 정월 보름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모신다. 제사 비용은 마을 공동수입에서 낸다. 제사상에 모시는 신은 많으나 가장 중심이 되는 것은 산신과 마을 개척자인 정씨 할아버지 내외분이다. 마을 이장과 개발위원장, 유지들은 상에 잔을 올리고 마을을 위하여 절을 한다. 가정에서 내온 상에서는 주부가 잔을 올리고 소원을 빈다. 이때 마을 사람들은 모두 나와 구경하면서 마음속으로 자기네들의 소원을 빈다. 농악대는 제물을 바닥에 뿌리며 굿을 치고 온 마을 사람들을 위하여 기원한다. 

정씨 할아버지의 후손은 어떻게 되었는지 이 마을에서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떠한 연유로 해서 그를 개척 선조로 모시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째서 그를 이 마을의 당신으로 삼고 모시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개척 선조라 그냥 구전되어 막연히 받들고 있을 뿐이다. 

지금은 따로 농악을 펼치고 제를 올리지 않는다. 당산의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당산공원’으로 관리를 받고 있다. 당산을 감싸고 있는 편백나무 12그루 또한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다. 


모르면 지나치기 쉬운, ‘안도 등산로’와 ‘안도 두멍암’ 

안도대교를 타고 마을 입구를 들어서면 제일 먼저 검붉은 목조다리가 눈에 보인다. 바로 ‘안도 등산로’로 불리는 다리이다. 당산공원과 안도대교 아랫부분을 잇는다. 원래 안도 등산로는 주민들의 편리한 이동을 돕기 위해 가느다란 나무로 연결되어 있었다. 안도의 상징으로 불리던 안도 등산로를 최근 여수시에서 지금의 검붉은 목조 다리로 교체했다. 지금은 주민들보다 관광객들이 안도의 전경을 바라보기 위해 등산로를 오간다. 다리 위에 올라가면 한반도 모양을 닮은 안도 둠벙안이 한눈에 들어온 다. 

안도 등산로 옆으로는 작은 바위섬이 하나 보인다. 주민들 구전으로는 ‘안도 두멍암’ 이라 불린다. 발음하기도 어렵다. 이 바위섬을 출구삼아 바닷물이 둠벙안으로 수시로 드나들고 있었다. 

주민은 안도 등산로에서 ‘두멍암’ 바위섬을 바라보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준다. 20~30년 전에 두멍암 밑으로 거대한 고래뼈 조각이 발견되었다. 안도가 하나의 섬으로 되기 전, 이야포 해변으로 들어온 고래가 다시 빠져나가지 못하고 두멍암 인근에 죽어 묻힌 걸로 추정된다. 고래의 지느러미뼈로 추정되는 이 거대한 흰 뼈는 인근 바다 목장체험장에서 볼 수 있다. 


풍을 예방하는, 방풍나물

안도 어디를 가나 푸르게 밭을 덮고있는 푸른 식물을 볼 수 있다. 주민들이 밭에 재배하고 가꾸는 모양을 보아하니 흔한 잡초는 아니다. 시금치나 다른 채소와 같이 아려지지 않아 그 모습이 생소하다. 바로 풍을 예방한다는 방풍나물이다. 원래 한방의 약초로 재배되다 최근 금오도와 안도 인근에 비렁길을 찾는 이들에게 나물로 팔면서 이 고장의 특산물로 부상하게 되었다. 전국에서 생산되는 방풍의 95%가 이 지역에서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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