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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을 뒤흔드는 쾌속에 전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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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영암 F1 코리아 그랑프리 

포뮬러1 그랑프리, 영암을 향해 달리다 

경기장 입구에 이르기 전부터 살갗을 두드리는 진동에 온몸의 감각이 쭈뼛 선다. 대기조차 그 들뜬 열기에 젖어 버린 것인지 가쁜 활기가 감돈다. 스탠드 위로 서자 차의 궤적이 남긴 잔상이 시야에 머문다. 시원하게 내달리는 그 굉음에 정신마저 아찔하다. 해외 방송에서만 들려오는 줄 알았던 이 소리가 이제 는 대한민국 남도, 영암을 울리고 있었다. 

그랜드 스탠드에 서자 이미 맨 앞 라인을 독점한 F1 팬들의 응원 소리가 들려온다. 그들의 목소리는 바퀴 소리에 지지 않는 다. 한국 팬들은 물론 외국 팬들의 모습도 간간히 보인다. 대만 유학생으로 보이는 여자 관객 둘은 맨 앞좌석에 앉아 연신 루이스! 루이스! 라고 외치며 루이스 해밀턴에 대한 팬심을 과시 했다. 

이번 F1의 서킷은 그야말로 전설들의 독주였다. 행운의 드라이버 페르난도 알론소, F1 역사상 최고의 루키라고 평가받는 루이스 해밀턴, 은퇴 기간의 공백을 깨고 다시 서킷으로 돌아 온 귀환한 황제 마이클 슈마허 등 쟁쟁한 드라이버들이 핸들을 잡았다. 국내의 F1 팬들은 과연 서킷의 챔피언은 누가 될 것인지 의견이 분분했고 그들의 생각에 맞장구를 치듯 이번 경기는 유독 치열했다. 

결국 승리의 여신이 손을 들어준 드라이버는 떠오르는 샛별, 세바스찬 베텔이었다. 예선 때만 하더라도 2위에 머물러 있던 그는 결선 시작과 동시에 날쌔게 서킷으로 달려 나갔다. 후반 에 타이어 문제가 있어 잠시 주춤했지만 특유의 안정적인 주행 실력을 보여주며 1시간 36분 28초 651로 결승전을 통과, F1트로피의 새로운 주인으로 등극했다. 싱가포르 서킷과 일본 스즈키 서킷을 재패한 뒤에 이뤄낸 시즌 3번째 승리였다. 

이제 F1 영암 써킷은 다시 달아오를 그날을 위해 잠시 휴식에 접어들었다. F1의 열기는 이제 한국을 떠나 인도 뉴델리와 아랍에미리트 야스마리나로 이어질 예정이다. 비록 영암 F1 그 랑프리는 막을 내렸지만 관객들의 함성과 요란한 엔진 소리는 끝나지 않고 꾸준히 전 세계를 향해 울리고 있다. 이번에도 과연 베텔이 서킷의 주인공이 될지, 아니면 다른 드라이버가 그 자리를 탈환하게 될지 물론 아직은 미지수다. 만약 그 결과가 궁금하다면 한 번 더 그 결전의 순간을 향해 함께 눈길을 돌려 보도록 하자. 2012 포뮬러 원 그랑프리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K-POP, 홍보는 창대하였으나 준비는 심히 미약하였도다 

쟁쟁한 드라이버들이 있었기에 이번 영암 F1은 빛날 수 있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하지만 K-POP 스타들과 ‘강 남 스타일’로 한창 국위선양에 힘쓰고 있는 싸이(PSY)가 없었 더라면 과연 이만큼의 관람객 유치가 가능했을까 싶다. 

가수 싸이와 소녀시대를 비롯한 거물급 K-POP 스타들이 영암을 찾는다는 말에 만인이 열광했다. 그리고 그 열기를 대변 하듯 경기장 길목마다 K-POP 스타들과 싸이의 공연을 홍보 하는 플래카드가 쉼 없이 나부꼈다. 이번 공연이 끝나면 당분간 국내에는 공연이 없기에 그 기대감은 실로 대단했다. 

하지만 이들의 기대는 얼마 안 가 하강 곡선을 그렸다. 13일 <쇼!음악중심>의 특별녹화가 있던 날 시크릿, 가인, 소녀시대 등 거물급 K-POP 스타들의 출연에 전국에서 팬클럽을 비롯한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하지만 제대로 공연장에 앉아 관람할 수 있었던 사람은 그 중 일부분에 불과했다. 

공연을 위해 준비된 공간이 너무 협소했다. 대대적인 홍보에 충분히 몇 만 명 정도의 인파가 몰릴 것이라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은 이에 절반도 수용하지 못했다. 그 다 음날 14일에 열린 싸이의 공연은 더했다. 인파는 전날보다 배는 늘었지만 안전 문제를 운운하며 공연장 내에 출입할 수 있는 인원수를 더 제한했다. 공연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이들 은 그냥 하릴없이 발걸음을 돌리거나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게 전부였다. 주최 측에서 뒤늦게 14일에 공연장 옆에 있는 주 장에 전광판을 설치했지만 먼 길 달려온 이들을 만족시키기에 는 부족했다. 

유명 스타들을 등장시킨 축하공연은 분명 대중의 관심을 끌만 했다. 전 세계적으로 그 인기가 뜨거운 K-POP과 싸이의 출현으로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F1을 발판 삼아 한 류를 알릴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홍보에 비해 공연장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부족하니 아쉬움이 뒤따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아디오스 2012 영암 F1 그랑프리! 

이번 영암 F1 그랑프리는 개최되기 이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하지만 모든 우려를 떠나 분명 대한민국, 그리고 남도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었던 기회였음은 의심하지 않는다. 이는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었고 많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가능성 이전에 영암 F1 그랑프리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개선점은 있어 보인다. 관람객들을 위한 음식점 및 숙박시설이 미흡하고 교통편 역시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국내에는 아직까지 F1에 대한 홍보와 소개가 미흡해 유치된지 3년이나 지났음에도 영암 F1을 지역축제 정도로 인식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다가오는 2013년, 영암 F1 코리아그랑프리가 올해의 여러 문제점들을 훌훌 벗어던지고 조금 더 성숙한 세계인의 축제로 완성될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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