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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진 삶을 간직한 모래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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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임자도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마음의 갈림길

전 국토가 섬인 일본을 제외하면 1004개의 섬을 간직한 신안군은 전체 행정구역이 섬으로 이루어진 흔치 않은 곳이다. 임자도는 신안의 최북단에 위치하고 황하강의 물줄기가 이어지는 곳에 자리잡고있다. 임자도는 최근 튤립축제로 그 유명세를 떨치고 있으나 예전부터 모래밭은 산란장을 삼는 새우와 새우를 먹이로 하는 다양한 어종이 서식하는 풍요로운 곳이다. 임자도를 가기 위해서는 무안군의 해안선을 지나와야 하는데 무안공항 옆에 위치한 톱머리 해수욕장 인근의 해변과 홀통 유원지의 해변은 그냥 지나치기 힘든 아름다운 풍광을 지니고 있다. 널따랗게 뻗힌 갯벌과 잠시 동안 파도의 멀미로부터 쉼을 쉬는 배들은 사진 찍기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풍경사진의 구도를 떠올릴 수 있을 정도이다. 얼마간 차를 달리다 보면 좌측에 펼쳐진 바다와 우측에 간척된 평야의 풍요로움에 매료되기도 한다. 일렁이는 벼들과 노을지는 해변의 풍경은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장관을 연출한다. 이리 저리 한눈을 팔다가 지도읍에 도착하면 증도로 빠지는 직진차로와 점암 선착장으로 갈리는 길이 나오는데 처음의 목표를 임자도로 정하고 온 사람들도 이 갈림길을 만나면 한번쯤은 망설이게 된다. 길목마다 눈과 마음을 이끄는 유혹이 넘쳐나는 곳이 임자도로가는 길이다.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한 마음의 갈림길 연륙으로 이어질 임자도

섬에 들어가려면 배를 타야한다. 지도읍의 점암 선착장에서 임자 진리선착장 사이를 오가는 여객선은 15분 정도의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도달한다. 점암과 임자 사이에 수도라는 섬을 지나쳐 가는 여객선은 이동 시간이 짧아 배타는 것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로 쉽사리 건널 수 있다. 하루에 14차례나 운행하고 마지막 운항 시간도 밤 9시 30분까지라서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섬이라고 할 수 있다. 튤립축제가 열리는 4월 중순에는 1시간 간격의 출항시간이 20분 내외로 시간을 줄여 운항을 하여도 배안에는 손님으로 가득 찰 정도이니 튤립 축제가 얼마나 유명한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최근 섬과 섬을 잇는 연륙사업이 한창인데 임자도도 예외는 아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데 “섬은 섬으로 남겨둬야 제 맛이다.”라고 하는 쪽과 편리를 위해서 육지와 연결이 되어야 하다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연륙을 찬성하는 의견이 조금 더 우세하다.

임자도 처녀는 모래 서말은 먹어야 시집간다.

임자도에는 “임자도 처녀는 모래 서말을 먹어야 시집 간다.”는 속담이 있다. 황하의 흙과 모래가 서해로 흘러 갯벌과 모래로 쌓여 섬 전체를 감싸고 있다. 바람이라도 불라치면 가늘고 고운 모래가 공기 중에 퍼져 나가서 불편을 초래하지만 셀 수 없는 쌓여있는 모래 알개이 만큼이나 다양한 생명을 품어내기에 모래는 임자도의 축복이다. 간척지를 제외한 섬의 대부분은 입자가 가는 마사토로 이루어져 세균의 오염이 적고 배수성이 좋아 높은 품질의 대파와 양파의 산지를 이루어 가락동 시장에 경매를 볼 때 임자산이라고 하면 무조건 한 등급 높여준다고할 정도라고 하니 믿고 쓰는 임자산 되겠다. 또한 모래속 풍요의 비밀이 또 있으니 이는 새우이다. 모래에서 산란을 하고 임자도에서 잡히는 주요 어종의 풍부한 먹잇감이 된다. 전장포에서 잡아들이는 새우는 전국에 유통되는 국산 새우 중 7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어서 단연 전국 으뜸이다. 과거 마포젓갈이 임자도의 새우를 공수하였고, 광천과 강경 인천까지 임자도 새우의 주 시장이었으니 그 규모를 알만하다. 새우가 가져다준 선물은 비단 새우 그 자체만이 아닌 이를 토대로 생태계를 이루는 민어, 병어, 깡다리 등이 몰려들어 풍족한 어장을 형성하여 임자도를 풍요롭게 한다.

타리파시의 형성

임자도의 대광 해수욕장이 시작되는 하우리 인근 해변에서는 옷을 벗으면 건너갈 수 있다는 섬타리도(탈의도)와 육타리도가 마주 보이는데 이곳은 과거 일제에 의한 수탈의 역사를 거친 곳이다. 고기잡이철에 현지에서 생성되는 한시적인 어시장을 파시라고 하는데 임자도에는 마주 보이는 섬의 이름에서 연유하여 타리파시로 불리워졌다. 파시는 어족이 풍부한 섬에서 주로 발견이 되는데, 거문도 청산도의 고등어 파시와 추자도의 멸치파시, 울릉도의 오징어 파시가 대표적이다. 파시는 원래 조선 초부터 시작되었으나, 일제감점기의 수탈이 심화 되면서 그 규모가 커졌다고 한다. 임자도의 타리파시는 민어파시로 유명한데, 민어가 잡히는 6월부터 10월 하순까지 약 5개월여간 지속되는데, 특히 8월경에는 그 정점을 찍었다. 이 시기에는 철에 따라 임자도를 찾는 사람들이 하우리 북쪽 해변 모래언덕에400여채에 달하는 임시 천막가옥을 세우고 음식점과 청루에서 비롯된 말인 청노 – 홍루의 낮은 급 -로 이루어진 기생집이 존재 했다고 하니 얼마나 번성했던 곳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민어 그 위상의 변화

민어는 문자 그대로 백성의 물고기 였다. 그런데 이 민어가 언제부터인가 구하기가 어려워져 민어의 맛을 아는 미식가들 사이에서만 별미가 되었다. 여름을 나기 위한 보양식으로 사랑받고 회를 치거나, 탕을 끓이고, 구워 먹어도 맛있다는 민어는 그 무게도 5kg에 달하는 대형어종으로 한 마리를 요리하면 많은 사람이 넉넉히 나눠 먹을 만큼의 풍요를 제공한다. 조선 후기 흑산도로 유배를 온 정약전은 자산어보를 통해서 ‘입과 비늘이 크며 맛이 달다. 익히거나 회로 먹는다. 말린 것은 더더욱 몸에 좋다.’라고 민어에 대해서 기술한 바가 있으면 쫄깃한 식감의 민어의 부레로 술을 담근 ‘아교주’는 허약함과 피곤을 치료하고 몸이 야위는것을 막아준다고 한다. 또한 기침과 코피를 쏟는 증상까지 다스린다고하는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이다. 여름 보양식의 으뜸은 민어이고 그다음이 보신탕, 그리고 삼계탕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니다. 민어를 잡는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대나무 마디를 뚫고 긴대롱을 만들어 물속에서 “괠괠”거리는 민어의 울음소리로 그 위치를 파악하여 잡는 방법이 이용 되었는데 현지 주민의 말을 들어 보면 그 이해가 빠르다. “어군 탐지기는 수심만 보는 것이고, 우린 옛날식으로 고기를 찾소. 기다란 대롱을 물속에 넣고 듣는 것이제. 떼로 다니면 ‘괠괠괠’하는 울음소리가 난께. 지금 수심이 이십미터 이짝저짝인께 망기줄을 서른 댓발 줬지라”

(출처, 임자도 민어잡이. 2012, 한국콘텐츠 진흥원)

또 하나의 보물 민어는 임자도를 이야기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물고기로서 임자도의 역사와 함께 한다.

우봉 예술의 완성

예로부터 섬은 유배지로 주로 이용 되었다. 임자도 선착장에서 길을 달리다 좌측 어머리해수욕장으로 빠지는 길 중간에 위치한 이흑암리에는 조선문인화의 영수 우봉 조희룡이 유배기간 머물럿던 만구음관 터가 있다. 만구음관은 문자 그대로 만마리의 갈매기가 울던 곳이라는 뜻으로 드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현재는 개간으로 논이 자리하고 있어 그 경치를 가늠할 수 없는 점은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추사 김정희의 무리로 낙인이 찍혀 유배당한 우봉은 억울한 마음에 한동안 거처에서 출입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정기간 마음을 가라앉힌 뒤 문을 열고나온 우봉은 수 많은 갈매기떼가 날아다니고 멋스러운 경관에 감탄하여 기존에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게딱지집’, ‘달팽이집’이라는 이름에서 ‘만구음관’이라고 정정하여 이름지었다고 한다. 어느 날인가 집밖에서 들려오는 “용이 오른다”라는 소리를 들은 우봉은 집밖을 뛰쳐 나갔지만 이미 용은 사라지고 없었다. 일생에 한,두번 볼 수 있다는 용오름 현상을 놓친 그는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지만, 이것이 후에 그의 예술에 영감을 주어 용매화를 탄생 시켰으며, 산위에 올라 눈앞에 펼쳐진 임자도의 기암괴석에서 영감을 얻어 “괴석도”를 완성하였다. 진도의 ‘소치’를 발굴하여 남종문인화의 대를 이은 추사와는 달리 우봉의 예술을 이은 제자가 없어 현재의 명백은 끊어진 상태이지만 기개 높은 선비의 마음을 한순간에 사로잡은 임자의 절경은 예술사에 큰 영향을 미친것은 분명해 보인다.

본격적으로 임자도 탐방

임자도는 사람이 만든 섬이다. 여섯 개의 섬을 연결하기 위하여 한사람이 흙을 퍼다 나르고 또 다른 사람이 뒤를 이어 둑을 완성하여 이루어진 섬답게 간척된 드넓은 농지와 염전이 자리 잡고 있다. 언덕이 없고 평평한 지형은 섬 트레킹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최적의 장소이다. 튤립이 꽃피는 4월은 물론이거니와 명사 30리의 대광 해수욕장, 6.25도 모르고 지나쳤다는 숨겨진 마을 은동 해수욕장, 용이 난다는 용난굴과 함께 위치한 어머리 해수욕장은 언제 어느때 임자도를 찾더라도 좋을 곳이다. 장차 연륙이 되면 섬의 느낌이 희석될 수도 있겠지만 임자도의 풍요와 거장의 예술혼을 일깨운 경치, 곳곳의 숨겨진 명소를 찾는 재미를 더욱 쉽게 느껴 볼 수 있을 것이다.

튤립공원

국내 최대 튤립축제가 열리는 임자도 튤립공원. 배수가 잘되고 해풍이 풍부한 대광해변에 튤립공원이 위치한 덕분에 튤립의 재배가 유리하다. 해마다 봄이 찾아오는 4월 중순에는 꽃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임자도 튤립축제가 열린다.

대광해수욕장

임자도의 풍부한 모래를 볼 수 있는곳이 바로 전국 최장 백사장으로 이루어진 대광해수욕장으로 무려120km에 달한다.희고 부드러운 모래 위로 철썩이는 푸른 파도가 아름답기로 유명해 여름철에는 항상 피서객들이 몰린다. 모래입자가 매우 가늘어 물기를 머금으면 금새 딱딱해져서 해변 승마도 가능하다.

신안 천일염 염전(서울염전)

신안 천일염이 생산되는 임자도 염전, 서해안의 갯벌 물을 증발시켜 만든 임자도 소금은 미네랄이 풍부하여 맛과 영양이 보장된다. 한낯의 태양아래 소금꽃이 피어오르고 끝 없이 펼쳐지는 염전밭은 장관을 이룬다.

전장포

신안 새우젓의 주산지. 전장포에서 만들어지는 새우젓은 예로부터 유명해 지금도 전국 국산새우 유통량의 70%를 책임지고 있다. 또한 사시사철 서로 다른 물고기들이 물살을 따라 임자도 부근을 찾기 때문에 언제나 싱싱한 활기가 머무는 곳이다.

우봉 조희룡 기념비

조선 문인화의 영수인 우봉 조희룡 선생의 기념비 우봉 선생은 1851년 임자도에 유배를 온 뒤 ‘만구음관’이라는 당호를 짓고 이곳 임자도의 풍광을 거장의 예술혼 완성에 결정적인 역활을 하였다. 임자도에서 우봉은 매화의 기암괴석을 통해서 ‘괴석로’를 완성했다.

어머리 해수욕장 & 용난굴

모래섬 임자도가 간직한 또 하나의 특별한 보물, 어머리해수욕장. 산허리를 따라 곡선으로 휘어진 해안이 시야를 껴안는다. 해수욕장 끝에는 용이 빠져나왔다는 전설이 흐르는 용난굴이 여행격의 발걸음을 기다리고 있다.

뜨거운 여름을 맛있게 물리치 ‘임자도 밥상’

10살 때 부모님을 따라 임자도로 이주했다는 전장포 부녀회장 김희숙 씨. 행여나 섬을 찾은 손님들이 자신의 집을 그냥 지나칠까봐 요리를 하다말고 한 손에 부추를 쥐어든 채 마중을 나와 계신다. 명절날 집 앞에서 자식들을 기다리는 우리네 어머니들의 안내를 받으며 집 안으로 들어가자 주방에서는 다른 어머님께서 분주하게 음식을 장만하고 계셨다. 수줍은 듯 인사를 잠깐 건네시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주방으로 다시 들어가신다. 음식 만드는 일을 나눠서 하며 죽이 척척 맞는 두 분을 보다가 “혹시 고부간이세요?” 조심스럽게 여쭤 보았다. 그러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옆집에 사는 언니동생이라고, 우리는 서로 더불어 산다고 시원스레 말하며 웃으신다. 아무리 봐도 손발이 척척 맞는 게 평범한 이웃사촌 같지 않다. 서로에게 담을 쌓지 않는 섬이라선지 한 가족처럼 정답기만 하다. 바쁜 와중에도 서로에게 묻고 답하며 음식 간을 맞추는 두 분 모습이 보기 좋다. “섬에는 먹을 게 많아서 부지런히 움직이면 배 곪지는 않아라”. 두 여인네는 집 안팎을 바삐 오가며 모자란 채소는 얼른 텃밭에서 따와 금세 한 상을 풍성하게 차려낸다. 처녀 때 서울에서 5, 6년간 지낸 게 유일한 타지 생활이었다는 김희숙 씨.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하고 임자도에 터전을 일궜다. 때마침 우리가 방문한 시기가 새우가 나는 6월이라서 바깥 어르신은 1년 중 가장 바쁘다고. 그녀의 남편은 길게는 한 달 넘게 바다에 나가 배가 이동하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부지런히 새우를 잡는단다. “연 초에 쉬니깐 돈 벌 때는 벌어야 제라. 벌써 집에 안 들어 온지 20일 정도 됐어라우.” 오랫동안 험난한 바다 위에서 일을 하는 남편의 고생스런 나날을 잘 알면서도, 덤덤하게 말하는 그녀의 주름살이 유난히 도드라져 보인다. 남편과 함께 ‘임자도’라는 섬에서 나눠진 삶의 무게와 고된 기다림이 그녀가 정성껏 차려낸 밥상에 슬며시 고여 들었다.

활기차게 바다를 누비던 팔딱팔딱 ‘민어회’

2kg 민어는 민어도 아니요. 5kg은 넘어야 민어 제라” 민어를 번쩍들어 올려 다부지게 회를 뜨는 부녀회장님. 워낙 살집이 좋아 한 마리를 뜨고 나니 두 접시가 수북하다. 도톰한 회 한 조각을 초장에 찍어 입에 넣으니 초장의 새콤함과 민어의 쫄깃함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섬마을 장터에서 가져온 신선한 민어를 바로 손질해 비린내가 전혀 나지않았다. 바다를 활기차게 누비던 위용을 뒤로 한 채 곱게 저며 진 민어회가 침샘을 자극한다. 오물오물 씹으니 그 맛이 달짝지근하면서도 고소하다. 임자도에선 민어의 부레도 날 것으로 썰어 회로 먹는다. 민어회는 그 양이 많다보니 장정 여럿이 부지런히 젓가락질을해도 먹고 남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는 남은 회를 버리지 않고 냉동 보관한 후 입이 심심한 날이면 민어전이나 바삭하게 튀겨내 민어튀김 등으로 주전부리를 삼는다. 임자도 주민들은 민어가 잘 잡히는 한철 생선을 잘 손질해 냉동보관한 후 1년 내내 다양한 요리로 맛본다.

병석의 친구를 일으켜 세운 ‘민어 지리탕’

오직 소금으로만 간을 해서 깊은 맛과 감칠맛을 내는 민어 지리탕. 회를 뜨고 남은 뼈와 머리를 토막 내서 끓는 물에 넣는다. 워낙 민어가 크다 보니 끓인다는 표현 대신 고아낸다고 표현해야할 정도다. 육지에 사는 아픈 친구가 걱정되어 살뜰히 보낸 임자도 민어를 먹고 친구가 병석에서 가뿐히 일어났다는 일화가 있을 만큼 민어 지리탕은 보양식이다. 20분가량 끓이다 보면 뽀얀 국물 위에 참기름 같은 기름이 살짝 감돈다. 생선살의 단백질에서 나오는 몸에 좋은 기름이란다. 한숟가락 가득 뜬 뽀얀 국물은 혀끝을 위감는 감칠맛과 고소함이 일품이다. 청양고추를 송송 썰어 넣고, 통깨를 탈탈 털어 넣으니 얼큰한 맛과 함께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탱글탱글 새우살이 살아 있는 ‘육젓’

새 우젓의 종류도 나오는 시기에 따라 그 이름이 달라진다. 6월 말부터 7월 초까지 나오는 새우젓이 바로 ‘육젓’. 임자도 밥상 위에 다른 산해진미들이 가득했지만, 그래도 어쩐지 젓가락이 꿀벌처럼 부지런히 오가는 곳은 육젓이 담근 접시다. 기껏해야 참기름과 고추, 이 두 가지로 간을 한 것에 불과한데 자꾸 손이 가고 입안에 침이 고인다. 젓갈이면 소금처럼 짤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임자도 육젓은 혀를 내두르게 할 만큼 소금기가 강하진 않다. 그 맛이 적당히 짭조름해서 밥 한 숟가락에 얹어 먹으니 밥도둑이 따로 없다. 육젓은 소금이나 간장처럼 간을 맞춰 맛을 내므로 다른 요리음식에도 두루 사용된다. 육젓에 사용되는 새우는 크기가 큰 편이다. 손으로 비비면 흐물흐물 으깨진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입안에 넣고 씹으면 톡톡 터지는 새우 살이 되살아나 탱글탱글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뼈째 먹는 ‘황석어 튀김’

매운 고추가 듬뿍 들어가 느끼하지 않고, 부드러운 생선살이 동시에 느껴지는 황석어 튀김. 황석어 머리에는 ‘돌’로 불리는 딱딱한 부분이 있어 머리를 잘라내고 조리해야 한다. 생선을 통째로 사용했는데도 뜨거운 기름에 잘 튀겨내 뼈가 느껴지지 않고 바삭하다. 생선 가시를 발라내느라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람들에겐 황석어 튀김은 안성맞춤이다. 황석어 튀김은 일상에서 어른들의 술 안주나 생선 비린내를 싫어하는 어린이들의 간식으로 좋겠다. 무엇보다 생선을 뼈째 먹으니 성장기 어린이에게 필요한 칼슘을 공급해 준다. 튀김 반죽은 묽으면 생선에입힌 튀김옷을 벗겨지기 때문에 다른 튀김 반죽보다 좀 더 진득하게 만드는 게 포인트다

섬 요리 레시피

민어 맑은탕

요리재료

민어 1마리, 배추 50g, 두부 1/4모, 괭이버섯 20g, 쑷갓 10g, 가다랭이포 3g, 건 다시마 5g, 소금 10g, 모시조개 3개, 청주 5cc, 당근 1/2개

소스 재료

진간장 20cc, 식초 20cc, 가다랭이포 육수 20cc, 실파, 무 약간, 고운 고춧가루 조금

만드는 법

  • 01 민어는 비늘을 제거 후 내장과 살을 분리 후 알맞게 토막 낸다.
  • 02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끓는 물에 민어를 살짝 데친다.(데친 후 바로 얼음물에 식혔다 채반에 받쳐 준다.)
  • 03 모시조개는 소금물에 담가 해감 시킨다.
  • 04 냄비에 다시마와 물을 끓여 육수를 준비한다.
  • 05 다시마 육수에 가다랭이포를 넣어 10~20분 정도 우려낸다.
  • 06 채소와 두부를 손질해서 준비한다.
  • 07 준비된 육수에 손질된 야채와 민어를 넣고 소금을 살짝 뿌려 끓인다.
  • 08 7번이 끓으면 청주를 넣고 모시조개를 넣은 후 거품을 제거 해 준다.
  • 09 고명으로 쑥갓과 팽이 버섯을 올린 후 완성한다.

소스 만드는 법

  • 01 진간장, 식초, 가다랭이포 육수를 섞어 냉장고에 차게 보관한다.
  • 02 무는 강판에 갈아서 준비하고 실파도 채 썰어서 둔다.
  • 03 강판에 갈아진 무에 고춧가루를 섞은 뒤 1번에 섞어서 준비한다.
  • 04 3번에 실파와 레몬즙을 짜서 완성한다.
깡다리 강정

요리재료

황강다리 200g, 고추장 2큰 술, 부침가루 3컵 토마토케첩 3큰 술, 식용유, 청주 1큰 술,

계란 1개, 마늘 5g, 실파 10g, 성탕 1.5 큰 술, 다시마 육수 150cc, 물 2컵, 깨소금, 간장

1큰 술, 후추 약간

만드는 법

  • 01 황강다리는 머리와 내장을 제거 후 깨끗이 씻은 후, 체로 물기를 제거한다.
  • 02 손질한 황강다리에 청주와 후추를 뿌려 잠시 재워둔다.
  • 03 튀김반죽을 준비하고 튀김 팬에 기름 둘러 튀길 준비를 한다.
  • 04 튀김온도가 170~180℃ 도 올라오면 강다리에 부침가루를 묻히고 튀김반죽을 입힌 후 바삭하게 튀겨낸다.
  • 05 후라이팬에 마늘을 볶다가 고추장과 육수를 붓고 끓으면 케첩과 설탕을 넣어 조려낸다.
  • 06 소스가 걸쭉해지면 튀겨낸 강다리를 넣어 버무려 완성한다.
  • 07 접시에 담아 고명으로 실파를 썰어 뿌려 준다.
민어껍질 무침

요리재료

민어껍질 , 미나리, 양파, 양념 재료

(간장, 식초, 설탕, 매실액 각각 1 수저씩)

만드는 법

  • 01 간장, 식초, 설탕, 매실 액을 혼합해서 냉장고에 차게 보관한다.
  • 02 양파는 가늘게 채 썰어서 찬물에 담가 물기를 뺀 후 준비한다.
  • 03 미나리는 4~5cm 간격으로 썰어서 준비한다.
  • 04 민어껍질을 끓는 물에 데쳐 얼음물에 담가 식힌 후, 물기를 제거하고 먹기 좋게 썰어서 준비한다.
  • 05 볼에 야채를 넣고 민어껍질과 1번의 소스를 넣어 잘 버무린후 접시에 담아 완성한다.

섬에서 맛보는 건강한 여름나기 신안 임자도는 사시사철 다른 물고기가 잡히는 풍요로운 섬입니다. 그 중 대표적인 특산물이 바로‘민어’와‘깡다리’입니다.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한 민어는 임자도가 자랑하는 여름 보양식 중 하나인데요, 이름에 백성 민(民)이 붙었을 정도로 예로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아 왔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민어를 보다 맛있게 조리할 수 있도록, 민어 살을 푹 삶아 우린‘민어 맑은 탕’, 민어의 껍질로 만든 ‘민어 껍질 무침’, 그리고 깡다리를 조려 만든‘깡다리 강정’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영양이 듬뿍 담긴 생선 요리를 맛보시면서 부디 건강한 여름 보내시길 바랍니다.

김 희 숙 요리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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